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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note'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11/11/20 [도서] 내 마음이 그리워지는 계절엔 - <사랑의 미래> (2)
  2. 2010/08/18 [동화] 할아버지 손은 약손 - 마음까지 낫게 해 준 외과의사 '장기려' (17)
  3. 2010/07/29 [Qook] 북카페 - 커피는 어디 있나요?! (16)
  4. 2010/07/04 [도서] 일회용 사람들 - 21세기를 사는, 세계의 노예들 (12)
  5. 2010/07/02 [도서]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 전에 용어부터 알아두자! ^.^ (38)
  6. 2010/06/30 [도서]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한국, 미워도 사랑해야 하는 조국 (4)
  7. 2010/06/29 [도서] 디아스포라 기행 - 식민주의의 역사와 디아스포라적 삶에 대해 (8)
  8. 2010/06/28 [도서] 러브 & 팝 - 그들에겐 '어른'이 필요해! (10)
  9. 2010/06/26 [시집]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그녀의 매혹적인 붉은 문장들. (6)
  10. 2010/06/25 운하의 소녀(티에리 르냉) - 아동 성폭력을 다룬 동화 (18)
사랑의 미래 - 10점
이광호 지음/문학과지성사

수업시간에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조 섞인 목소리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시인이 되지 못하면, 소설가가 되고, 소설가가 되지 못하면 비평가가 된다는 말이 있죠?"
그래서 비평가가 되었다는 그였지만, 시인 못지 않은 감성적인 문장으로, 애정이 담뿍 담긴 목소리로 '비평이 과연 문학인가'라는 물음을 '우문'으로 만들어 버렸던, 은은한 열정의 소유자였다.
언제나 베일에 싸여 있는 듯해서 모두가 그를 궁금해했지만,
누구도 그를 드러내놓고 연모하지는 않았다.
소문 속에서 그는 영화 속의 어떤 교수처럼, 도덕적이지 못한 사랑에 빠져 있기도 했다.
그런 의뭉스러움이 부드러운 목소리, '사랑'이라는 너무나 보편적이어서 흔해빠진 이야기라고 천대받기까지 하는 '인류의 영원한 테마'를 글쓰기의 뼈대로 삼았던 그의 문학관, 삶에 대한 진정성과 어우러져 짠내 나는 그리움을 피워올리게도 하였었다.

그런 그가, 새 책을 냈다.
가끔씩 나는 '이광호'라는 이름을 인터넷 서점 검색창에 두드려 보곤 하는데,
얼마전 서울 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다가 그가 신간을 냈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엔 비평집이 아니었다.
에세이였다.
아니, '에세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복잡한 형태'를 띄고 있는
"픽션 에세이"
등장 인물이 나오고, 짧막한 시구가 소개되고,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그가 소개한 시구만큼이나 아름다운 문장들과 사유들은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어, 내가 쓴 이야기를 내가 다시 읽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도 하였다.

어떤 교수님은,
같은 생각을 나누는 것은 '독백'이라는 고진의 이론을 알려주기도 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나를 대신해 살고 있는 듯한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꿈을 꾸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그의 성공을 나의 성공인 양 탐닉하고 싶고,
때로는 맞바꾸어 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리라.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아니라,
"그래, 그런 생각을 했었지, 우리는." 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타인의 말을 나의 말처럼 받아들이게 하는 매력적인 기술이
그에게는 있는 듯했다.

그래서였는지, 똑똑 그의 귓가에 나의 목소리를 두드려보고 싶었었다.
홍대 인근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에도 가 보고 싶었고,
학교에 다시 가 보고 싶기도 했었지만,
어쩌면, 내가 그의 귓가 혹은 그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방법을 찾지 못할까봐 두려워서, 
회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우연한 고백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그와 나 사이에 흐르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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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책을 다 읽어본 게 얼마만인지,
아니, 최근에는 다 읽은 책이 거의 없었다.
끝까지 나를 유혹하는 책이 그만큼 없었던 거라는
내 변명에 '근거'가 되었던 책이었다.
그의 글은, 언제나 느끼는 바이지만 계속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심지어 비평까지도.
나는 원작을 안 읽고 비평부터 읽는 걸 아주 싫어하는데도
그의 비평은 원작을 몰라도 재미있으니....
어쩜 그런 재주가 있을 수 있지?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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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싫다면,
고독에 파묻히겠다면,
이 책은 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누구라도
사랑하고 싶게 만든다.

"걸리기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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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추워졌다.
회색빛의 계단과 빗물이 고여 있던 콘크리트 바닥, 차가운 벽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 넝쿨, 중앙역의 쓸쓸한 바람과 추위에 발을 구르던 사람들의 구두소리가 떠올라
이따금씩 마음을 휘청이게 하는 계절이다.
순전히 계절의 온도때문에, 그에게 버럭 "고백"이라도 해 보고 싶은 계절.

그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까.


 

할아버지 손은 약손 - 10점
한수연 지음/문예춘추(네모북)


위인전을 읽는 건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어쩌면 어릴 때 읽었던, 뻔하디 뻔한 위인전을 떠올리게 되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뻔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히는 위인전을 만들기 위해 요즘엔 '만화 형태'의 위인전도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특별한 '낯설게 하기' 형식이 없음에도 흥미롭게 읽히는 위인전 동화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이 책은 사랑을 실천한 의사, 장기려에 대한 위인전 동화입니다.
드라마틱하고 섬세한 표현들이, 현장감을 높여주고 '장기려'라는 사람에 쉽게 동화되게 만들어 줍니다. 발랄함과 감동이 계량이라도 된 듯이 적절히 묻어 있는 위인전 동화. 한글자씩 읽고 있노라면, 그냥 이 글자를 따라서 이 동화 속에 갇혀 버려도 그만, 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매혹적인 문장들이 한올한올 촘촘히 엮여 있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사실을, 사실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각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차라리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하는, 이야기창작이 더 쉬워 보입니다. 
'사실'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제약이 없고, '변형'에 대한 두려움, '왜곡'에 대한 공포가 없으니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렇지만, 브레송의 전기를 훑어 읽으면서도
'전기'란 한 인물에 대한 사실의 기록이기 보다는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여야 하며, 어린이에게 읽힐 전기라면 (사실의 전달과, 교육적 효과만을 고려할 게 아니라) 감수성을 넓히고, 그 인물이 살며 드러내고자 했던 '가치'를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문학적 기술'이 섬세하게 배어 있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이렇게 다짐하게 됩니다.
글자를 적고, 세상에 읽힌다는 것에 신중해야겠다고 말입니다.

이성복 시인의 '즐거운 편지'라는 시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내가 가르치면 세상이 속아요."

내 실수가 세상을 속이게 되지 않도록,
항상 긴장하며 긴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내 펜 위에 세상이 내려앉아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전, 펜에다가 다짐 같은 것을 적어 놓곤 합니다.
이런 글도, 적혀 있곤 하죠.


'펜은 가볍게
진심은 무겁게'









ps.
결론은..
영화 리뷰를 삼가야. ㅡ.ㅡ;;;;;;;

ps2.
그런데 왜, 이성복 시인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걸까요???
란 어줍잖은 말도. ㅋㅋㅋ 

ps3.
장기려 박사는, 병이 없는데도 찾아오는 사람들은
'팔씨름 치료법'으로 치료를 해 주었다고 합니다.
환자랑 팔씨름을 해서 환자가 이기면
'당신 이제 보니 순 거짓말쟁이구려. 기운이 없다뇨?
수만명을 치료한 이 손을 이겨 놓고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하오.'
이렇게 말하고 돌려보냈다고 하네요.

카네기..가 한 말이었던가요?
존경할만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발전한다...구요.
얼마전에 돌아가신 앙드레김 선생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그 분은 갔지만
우리는 많은 것을, 얻게 된 거라고 말입니다. 

이 땅을 일구고 가신, 모든 분들이..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순백의 웃음을 나누시길 바라며...




올포스트에서 '북카페' 체험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북캐시3만원권보다는 아이리버 E-Book 리더를 갖고 싶었던 것이지만, 인기 없고 활동 저조(?)한 블로거인 제가 1등을 할 리는 없겠죠??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평소 하던대로 '가차없는' 리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쨔자잔~!
(글이 너무 길어요... 북카페 리뷰 PASS하실 분은.. 마구마구 스크롤해서 아랫부분에 '전자책'에 대한 제 글만 읽으셔도 되요.. ^^ )

http://bookcafe.qook.co.kr
검색이 더 편하기 때문에 naver로 검색해서 찾아갔습니다. (원래 노트북에 즐겨찾기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만, 데스크탑이므로.. ^^) 스폰서링크에 요렇게 소개되어 있군요.

북카페 메인 화면입니다. :)

일단 전, 북카페 소개를 클릭해 봤습니다. 
뭐 하는 데입니까?
전자책 서점이 아니라, 전자책 서비스인 건가요? 둘은 뭐가 다른 걸까요?
서점에 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전자책 서비스' (하지만 요즘 공공 도서관 10시까지 하는 거, 알고 계시나요?? 서점 갈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책이라는 덩어리보다 '편리한 도구'를 이용해 '활자'를 기억에 채워넣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전자책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 ) 하지만 아직은, 서점에 가고 싶게 만드는 '북카페 전자책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

하지만 Qook 북카페에도 장점은 있습니다. '아침신문'을 전자책뷰어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건데요, 구독료가 일반 '신문구독료'와 크~게 차이가 나질 않아서, 가격경쟁력은 부족해 보입니다만, 그래도 매력적인 컨텐츠입니다. 아무래도 뷰어로 보는 신문이 더욱, 보기 편할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하지만 신문은 인터넷으로 공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신청하지 않았고, 그래서 맛보기..해 드릴 수가 없네요. ^^ 혹시 구독료를 받는대신 '광고'는 없는 걸까요? 몹시 궁금해지네요~.)

올포스트에서 준, '북카페 캐쉬 2만원권'이 있었지만 일단,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특이하게도 '요약도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구요. 뭔가, 한 번 봤습니다.


가격이 '0'원이길래 클릭해 봤습니다.


심심해서 결제도 했어요. 이용기간은 7일.


구입을 하려면 '이용약관'에 동의해야 합니다.


구매 후 확인버튼을 누르면, 구매내역이 나옵니다.
이제 책도 구매했겠다, 어떻게 구현되는지 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PC뷰어를 다운받기로 했습니다. 설치를 하니, 로그인창이 뜨더군요.

밋밋하네요 ㅋ

북카페 뷰어를 열고, 책을 보려고 했으나, 책 목록도 안 보이고, 프린트스크린이 되질 않았습니다. (윤뽀님 포스트 보고 이해가 됐네요.. ^^) 카피 방지를 위한 시스템..이었던 거군요. :) 여하튼 그래서 사진으로 찍기로... 하였는데 (이사하면서 오랫동안 방치시켜놨더니,, 디카가 방전... 그래서 지금 밥 먹이는 중입니다.)

막간을 이용해, 올포스트에 들어가 봤습니다. 포스팅 다 하면, 트랙백 걸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올포스트 메인 페이지에서 '북카페 체험 이벤트'에 대한 내용이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ㅡ.ㅡ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제 이메일로 들어가서 올포에서 온 메일을 확인하고 이벤트 페이지로 들어갔습니다. :( "저만 안 보이는 건가요?!"


북카페 첫화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도서를 구매했더라도 '도서항목이 없는 것'으로 나오더라구요.
사실, 좀 황당했습니다. ㅡ.ㅡ

그래서 일단, 북카페 구매리스트를 확인해 봤습니다.

요약도서 중에서 선택해서 샀던 '마켓3.0'이 리스트에 있었습니다.
체크박스를 선택하고, '읽기'를 클릭했습니다.

책 커버 이미지가 나오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밋밋한.. 뷰어였습니다. ㅡ.ㅡ
이런 뷰어, 많이 봤거든요. :(
어쨌든, '요약도서'란 건 뭔가,, 한 번 구경이나 해 봤어요. 
summary라는 항목이 있어서 보니 12페이지 분량으로 도서가 '요약'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미리' 알 수는 있겠더라구요.. (하지만 전, 기본적으로 책을 요약해서 보느니 안 보는 게 낫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말이죠..) 시간은 없고,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분들에게는 유용한 컨텐츠일 것 같았습니다.

요약도서로는 '전자책'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겠죠.
그래서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한 권으로 보는 미국사 100장면"을 '북캐시'로 구입했습니다.

'요약도서'와 마찬가지로 커버 페이지가 있고, 목차별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드래그를 해 봤어요, 책갈피 추가 기능, 하이라이트 추가 기능(형광펜으로 줄 긋는.. 뭐 그런 기능이겠죠?), 폰트 설정 까지는 알아먹겠는데, 페이지뷰 설정은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체크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페이지가 넘어갈 때, 종이책 넘어가는 듯한 '이미지'가 구현되더군요. ㅡ.ㅡ 이런 건 뭐, 전자책으로 잡지나 만화 볼 때 많이 보던거죠?! ^^;;;

전 북카페의 전자책이 좀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도, 비싼데다 '저장'도 안 돼서, 오프라인 상태에서 볼 수 없다면, 욕을 한 바가지 해 줘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다운로드는 되는 것 같더군요. :)


자, 이제 '북카페'에 대한 소개는 다 끝났구요. 
본격적으로 (헉.. 이제와서 본격...) 제 느낌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ㅋ



"전자책"이란 게 최근에 생겼다고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만 꽤 됐죠. '북토피아'에 간만에 들어가 보니 1999년에 생겼더라구요. 저도 그 무렵에 '북토피아'를 알았으니, '전자책'이 생겨나서 판매되고 한 지 10년이 좀 넘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아이폰이니 스마트폰이니 하는 것들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이런저런 기업에서 '전자책' 시장에 관심을 갖고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저 같이 PC뷰어로만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이용자보다는 핸드폰으로 볼 수 있는 이용자의 리뷰가 더 절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은, 어쨌든 책을 좋아하고 장차 전자책 뷰어를 통해서도 책을 '봐야만' 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Qook 북카페가 갖고 있는 '단점'에 대해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1)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북토피아라는 사이트일 겁니다. 제가 처음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접했던 사이트가요. 사실, 글씨도 큼직하고 책갈피 기능도 있고 기본적으로 무난한 서비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문제는 컨텐츠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흥미가 떨어지더군요. 일단 컴퓨터 모니터로 장시간 책을 본다는 것이, 매리트가 없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전자책 뷰어 같은 단말기를 통해 보는 것이 가장 '기존 독서 습관'에 맞는, 적응하기 쉬운 형태(?)일 것 같은데요, "PC로 책을 읽는 것에 강점이 없다."는 것도 제가 북토피아를 자주 가지 않게 된 배경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가 보니, 북토피아도 많이 바뀐 것 같더라구요. '전자책'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타겟을 잘 잡아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북카페'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이겠죠.
북토피아가 컨텐츠가 부실한 상태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다고는 해도,, 10년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죠. 2010년에 새로 생기는 전자책 서비스...인데 컨텐츠가 이 정도로 부족하다는 건, 정말,,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물론 더 많은 컨텐츠를 확보할 거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개점하는 '가게'에 상품이 없는데 손님이 들어올까요? '서점'가기 귀찮다고, '적당히' 선택해서 읽는다는 게, 가능한 걸까요??

우선적으로 컨텐츠 확보에 주력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소한 동네 서점만큼은 다양성을 확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2) 미리보기 기능이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책을 살 때, 표지만 보고 사는 경우는 '교재' 살 때나, 오랫동안 기다리던 책을 살 때 외엔 거의 없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책은 표지도 들춰보고 목차도 보고 내용도 확인해 보고 사죠. 그런 '도서 구매 스타일', '도서 구매 습관'을 반영한 서비스가, 인터넷 서점의 '미리보기 기능'입니다. 목차나 머릿말, 본문의 서두 정도는 공개가 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편집되어 있는지,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 웬만큼 알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북카페의 책들은 '소개'도 충실히 되어 있지 않고(목차도 없죠) 미리보기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아서 표지만 보고 구매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자책의 커버는 원래 디자인이 없다면, '적당히 만들어'서 제공합니다. 사실 표지만 보고는 보고 싶지 않죠.) 북카페에서 실수 없이 책을 구매하기 위해 다른 인터넷 서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겁니다.
E-book인데 그렇게 싸지도 않습니다. (책을 들여다 보니, 종이책처럼 '편집'이 이쁘게 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텍스트만 제공하면서 비싸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피 같은 돈을 내고 책을 사는데, 어떤 책인지 확인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쉽습니다.. 환불 기능이 있지만, 사고 환불하고, 사고 환불하고,, 그러는 것도 피곤한 일이잖아요?

'도서에 대한 컨텐츠를 구축해 주시고, '미리보기 기능'을 추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 중요한 건, 전자책도 '책'이라는 겁니다.
얼마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표출했다고 하는, 기사가 전해졌는데요, "새로운 장난감을 즐기려고 몰려드는 것일 뿐"이라는 말은, 물론 첨단 기술에 대한 '비하'라고 생각합니다만, 정말로 그것이 필요해서 이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해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발언이 아주 틀린 말 같지는 않습니다.

이제 "기술을 체험하기 위해 전자책을 보는 시대"는 지났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전자책,
원하는 책은 언제 어디서든 구입해서 읽을 수 있는, '북카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저 개인적으로는 '전자책 도서관' 서비스를 운영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국회도서관 사이트에 가면 전자책을 빌려 볼 수가 있는데요. (물론 논문 같은 것들입니다만, 여기 아니라도 여러 공공 도서관에서 전자책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유료 전자도서관도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토피아에서도 전자도서관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 같아요.) 책을 꽂아 놓을 수도 없는데, 소장한다는 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혹은 얼마나 가치를 느낄지) 저로서는 확신할 수가 없네요.
전, 전자책 뷰어를 살지라도 종이책을 즐겨 애용할 것 같거든요. (이사할 때마다 후회를 하게 되더라도 말입니다.)

"북카페"
어찌보면 매력적인 이름입니다.
그런데 '전자책 서점'이상의 특별한 매력이 없다면, 이름이란 건 껍데기에 불과해지겠죠. 북카페라면, 카페...까진 아니더라도 그만큼 매혹적인 부가서비스를 마련해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카페처럼 주구장창 앉아서 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가보고 싶게 하는 그런 '사이트'가 되어주세요.

아무래도 전자책의 강점은, 누구나 쉽게 책을 낼 수 있게 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북카페에서도, 전자책 출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식으로 쉬워지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또 인터넷을 통해 소비되는 '컨텐츠'는 아무래도 '대중성'을 강하게 띄게 될텐데- '대중성'이 나쁜 건 아니지만, '공해'에 가까울 정도로 '활자'가 '범람'하는 것엔, 두려움을 느낍니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시인이 많은, 나라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집을 많이 읽기도 하겠습니다만, 시인이 많게 된 건, 너도 나도 시인이 되고 싶어하다 보니 그리 되었다고 하는데요,(시집을 읽는 사람보다.. 내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하네요.. 푸힛) (어찌됐든, 그래선지 몰라도 우리나라 시가.. 참 아름답긴 하죠..) 사실, 읽는 것 보단 쓰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표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책'이란 형태로 나온 글에 대해, 아직도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그 사람들을 '배반'할 정도의 '부실'한 책을 쓰기 위해 너무 과한 '욕심'은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고 있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지금 당신이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세요. :)
책보다 더 욕망하는 게 있으니까, 책을 못 읽고 있는 겁니다. ㅋ
제가 그렇거든요. :)



1. 북토피아 사이트 바로 가기 ↙
http://www.booktopia.com/booktopia/


일회용 사람들 - 8점
케빈 베일스 지음, 편동원 옮김/이소출판사

* 이 책은 절판되었습니다.






'일회용 사람들', 웬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입니다. 도서관 사회학 분야 책장에서 이 책을 뽑아낸 것은, 순전히 '현대인'의 '산업사회에서의 소모적 노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만, 도시민의 삶과 노동에 대한 책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현대'를 사는 '현대적이지 않은',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정상적인 가정환경속에서 학교도 다니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꿈 꾸었던 '말리'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프리카의 먼 타국에서 프랑스까지, 오로지 행복을 위해 "백인 부부를" 따라왔던 말리는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가사일을 하며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학교에도 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침실 바닥에서 자야 했으며, 냉장고의 음식도 마음대로 꺼내 먹을 수 없었고, 자주 구타를 당해야 했습니다. 노예와 다름 없는 삶, 바로 선진국이라 불리는 프랑스에서 벌어진(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일회용 사람들 - 글로벌 경제 시대의 새로운 노예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지고 있습니다. SBS 긴급출동 SOS에서 현대판 노예들이 종종 소개되기도 하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 노예의 수에 대한 내 최선의 추정치는 2700만명이다. (p.22)
저자의 추정치는 '노예제'에 대한 저자의 엄격한 기준에 의거한 수치라고 하니,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의 노예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지의 채무 노동자들로 대부에 대한 담보로써, '빚 대신에 거래되는 경우'입니다. (MBC "세계의 창 W"에서도 종종 다뤄지던 이야기죠. 대여섯 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 부모가 남긴 엄청난 금액의 빚때문에 채석장 등에서 고사리같은 손으로 돌을 나르던 모습을 기억하실 겁니다.)

오늘날의 노예인구는 노예무역이 성행하던 시기에, 아프리카에서 끌려 왔던 흑인의 총수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캐나다 인구보다 많고, 이스라엘 인구의 여섯 배나 된다고 하네요. 그간 인구가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너무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노동'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계가 이만큼이나 바뀌었고, 많은 나라들이 근대화를 이뤄냈는데도, 왜 노예제도는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간단하게 말해서, 돈 때문입니다. 강대국들은 싼값에 노동력을 사용하고 싶기 때문에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거죠. 왜 많은 공장들이 동남아시아 등지에 세워지고 있겠습니까. 법적 제제가 거의 없고, 인권에 대한 의식도 아주 낮은 곳이야말로 강대국들에겐 너무나 매혹적인 노동력 은행이기 때문이죠.

대개의 현대판 노예들은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착취당하며 살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돈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횡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거죠. 돈의 노예가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살기 위해 노예가 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우리를 풍족하게 한, 자본주의(신자유주의 경제)의 모습이기도 하죠.
제가 가장 충격적으로 느꼈던 나라는 '태국'이었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국가들 중, 식민주의 시대에 유일하게 독립을 지켰던 나라로 각인된 '태국' 그러나 현대의 '태국'은 '관광의 나라'이면서 동시에 '성매매의 나라'라는 인상이 짙습니다. 실제로 세계 제1위의 성매매국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2위 ㅡㅡ;)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현실은 따로 놀고 있죠. 태국은 오랜기간 '군부'가 집권했던 나라로, 최근에 와서야 정치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나라인데요, 군부하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것이 '부패경찰', 성매매가 쉽게 사라질 수 없는 나라입니다. 물론, 예전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여전히 '태국으로 성매매 연수' 따위의 기사가 뜨는 것을 보면 태국이 '성매매의 나라'라는 불명예를 씻어버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자는 태국에서 '성매매'가 성행하는 이유로, 종교적 이유(태국의 불교 유파가 갖고 있는 남성우월주의 등)와 사회적 이유(남북의 경제격차/부패 경찰)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산악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이 어렵다보니, 전통적으로 여자 아이들을 노예나 하인으로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고, 현대에 와서는 '브로커' 등을 통해서 도시의 환락가로 아이들을 파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었는데요, 이 책이 2003년에 나왔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7년이 지났죠. 아마 저자가 글을 쓴 시기보다는 10년이 지났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충격적'이란 생각이 아니 들 수가 없는데요. 불과 몇달전에 본 '세계의 창W'에서도 '미얀마'의 아이들이 태국으로 '성매매'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걸 보면, 불행의 사슬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1회용 몸으로 끊임없이 소비되고, 그럴 때마다 상처입고 있는 언니(누나), 동생, 동지들이 태국이란 나라에서 꿈을 잃은 채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태국만의 일일까요? 미국에서도 성매매 문제, 성노예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성남 출신인데요, 어렸을 때 시장에 가려면 홍등가를 지나야 했습니다. 여자들이 쇼윈도 앞에 나와 앉아 있는 광경, 저에겐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었죠. 그땐 왜 그 골목으로 애들이 지나다니면 안 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골목, 아직도 있을 겁니다. 아직도 성남에선 경찰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노예가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성매매 여성들을 무시하거나 손가락질하죠. 경멸하고 혀를 찹니다. 화장품 냄새가 너무 진하다고 그녀들의 마음까지 경멸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자기 몸을 막 굴린다고,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러나 그녀들도, 잘못된 사회 시스템의 희생자입니다.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죠. 설사, 그녀들이 원해서 그 세계에 뛰어들었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은 때려 치우고 싶으면 때려 치울 수 있지만, 그곳은 그런 '선택'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들어가는 순간, 감옥이 되는 곳이죠.

성매매가 사라져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성을 살 수 있는 장소,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잘못된 방법으로 분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건데요. 예전엔 이 말의 어디가 틀렸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살인이 없어지려면, 살인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죽어도 싼 사람들을 죽이는 도살장이 있어야 합니까? 그건 아니죠? (이런 얘길 하면, 어떻게 사람을 죽이냐? 할 겁니다만, 성매매 여성들은 매일매일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인격이 말이죠.) 사람을 성욕해소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여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겁니다. 왜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성범죄가 많은 나라일수밖에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할 때입니다.

제가 가장 분개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을 도구화하는 겁니다. 직장에서 사람을 일개 부품으로 대한다거나, 친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이용한다거나, 결혼 배우자가 자신의 위신에 적합한 배우자를 선택한다는 것 등은 '본질'이 실종되어버린, 인간을 한낱 도구로 전락시켜버린 경우에 해당됩니다.

노예가 뭔가요? 종속되어 있는 거죠. 권리가 박탈된 상태입니다. 우리 자신을 뭔가에 종속시키거나, 권리박탈을 시킨다면 우리도 노예이며, 또한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한다면 우리 또한 노예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과연 이런 상황들이, 바람직한 걸까요?




1. 이 책은 절판되었습니다. (두 번이나 말하네요.)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고, 얼마전에 다시 빌려와 봤어요. 지금 생각으론, 이 남자의 '태국의 불교'에 대한 얘기엔 약간의 편견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태국 불교에 대해 잘 모르니, 뭐라 말할 계제는 아닙니다만, 결국 우리나라의 남성우월주의와도 일맥상통할 것인데, 우리나라의 남성우월주의가 불교때문은 아니잖아요?? 아무튼 편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이예요. 시대는 계속 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항상 세계의 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2. 케빈 베일스 : 미국태생으로 미국과 영국의 여러 대학에서 사회학, 인류학 및 경제사를 연구하고 에섹스 대학 책임 연구원, BBC <둠스데이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웨스트민스터 대학 및 런던 경제 대학 교수. 모스크바 대학 및 키르키즈스탄 국제 대학 방문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리 로햄턴 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UN 인신 매매 근절을 위한 글로벌 계획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반 노예 인권 운동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 책으로,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는 (안토니오 그람시와 파블로 네루다가 수상한 것으로 유명한) 비아레조 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에는 퓰리처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 책은 포르투갈,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일본, 러시아 등지에서 차례로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 책을 원작으로 제작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노예제-범세계적 탐사 Slavery: A Global investigation>가 2001년 피버디 상을, <카펫 노예-인도의 도둑맞은 아이들The Carpet Slaves: Stolen Children of India>이 2002년 에미 상(2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략)(출처: 본 도서의 '책날개' 저자 소개 부분)

twitter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 - 10점
정광현 지음/길벗

1. 사라뽀의 트윗 적응기!

제가 4월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했어요. 싸이월드 미니홈피, 네이버 블로그 등을 갖고 있었지만, '보여준다'는 개념보단 '기억의 확인사살'의 개념이 짙었는데요, 그러다 오빠의 블질에 자극받아, 까짓것 어차피 맨날 쓰는 글, 블로그나 제대로 운영해 봐? 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티스토리에 가입! 블로그 운영에 도움이 된다 하여 트위터에도 가입!하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막연~하여서, 일단은 트위터 가입욕을 부추긴 종신님(@poydaddy)만 팔로우한 상태로 방치해 두었습니다. 이후, 다행히(?) 저희 오빠(@greenyfall)를 팔로잉함으로써 두 명의 팔로어가 생겼으나- '나, 트위터한다~'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접속하여 종신님의 옛날 사진이나 구경하며 '트윗은 무엇인가?' 홀로 고뇌하던 중! 오라버니가 길벗 홍보뭐시기뭐시기라며 띡! 이 책을 던져주기에 '오홋, 트윗?'하며 덥썩 물었습니다...만!!

그러나!! 이것들은 외계어??

일단 용어가 어려우니(=생소하니) 그림이 눈에 박히질 않았습니다. 대충 한 차례 훑어 읽긴 했는데 상태는 읽기 전이나 후나 별반 차이가 없었던 거죠!(컥!) 그래서 책은 구석에 대충 꽂아 놓고, 일단 트위터를 하는 블로거분들이 있으면 덥썩 무는(Follow) 방법으로 팔로어를 쬐금씩 늘려갔습니다. 그리하여 한, 대여섯 명? 정도 늘었죠. 뭐 이런 상황에서도 전 꿋꿋이!! 인기 트위터(김연아, 이외수 등등)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저를 키운 건 팔 할이 자존심!!!

그러던 중!! 윤뽀(@withBBO)님의 은공으로 올포스트 칼럼니스트가 되었고, 올포 이용자 분들이 트윗에 포스트를 전송하는 광경을 하나, 둘, 목격하기 시작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But!! 그러나!! 전! 전! 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왜냐?? 트윗을 모르니까요. (올포도 적응하기 힘든데 트윗까지!!) 그래도 전 책을 의존하지 않고 꿋꿋이! 트윗으로의 전송을 시도했습니다. 당근, 안 되었지요. 트윗 등록도 안하고 전송이 될리가 없잖아요. 넵! 전, 컴맹이었습니다! ㅡㅡ;;; 오빠의 조언에 의해서 구글크롬을 쓰지만, 활용은 못하는 저! 팝업창이 뜨지 않아, 트윗등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상황을 파악한 저는, 결국! 익스플로러 창을 열고, 트윗을 등록! 올포(http://olpost.com/) 글을 제 트윗으로 전송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짝!짝!짝!)
(앗! 뭔 말이냐고요? 올포스트를 보면, 댓글창 밑에 "트위터에 보내기"란 메뉴가 있어요. 체크하고 클릭하면 댓글이 자신의 트윗에 보내지는 겁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론 트윗에 처음으로 댓글을 보낼 땐 '팝업'이 뜨면서, 자신의 트윗을 등록하라고 나오죠. 그러나 전, 팝업이 안 뜨는 크롬을 쓰고 있었던 겁니다.)

But! 그러면 뭐하나요? 팔로어수가 찌질한데요. 그렇다고 아무나 팔로어하기엔 주변머리도 역부족! 그래서 전, 관찰을 통해 습득한 '당'에 가입했습니다. (함차가족[@gkack]님이 이런저런 당에 가입하는 걸 보았거든요.) 비교적 사악한 이유(팔로어를 늘리자!)로 가입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활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익숙해지면 즐거운 소통, 정보 나눔이 될 것 같아요. (이란, 트위터들의 소모임 같은 겁니다.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트위터들끼리의 모임이라고나 할까요? 팔로어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당에 가입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

이러저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전, 올포 구독자수 보다 적은 팔로어수를 갖고 있습니다. 아직도 RT 따윈 낯선 메뉴이며 두려운 메뉴입니다. 그러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랬잖아요!! 트위터가 '적'은 아니지만, 내게 두려움을 안기는 '트위터'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다시 펼쳤습니다. 


2.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

며칠간, 트윗에서 수다를 즐긴 결과, 이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책이더라구요. 아주아주 디테일하게 용어들이 설명되어 있구요, 팔로어 늘리는 방법과, 여러 루트(핸드폰, 컴퓨터 등)를 통한 활용 방법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초보들이 읽기에는 아주 실용적인 책이었어요.

하지만 트윗 생초짜에겐, 낯선 용어의 뜻만 알려줘도 최소한 '입문'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조금이라도 알고 책을 보면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구요.)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트윗 사용에 꼭 필요한 몇 가지 용어들을 소개해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살짝 정리해봅니다.

<한국형 트윗 twtkr.com 페이지>

트위터 - 140 글자로 소통하는 네트워크

타임라인 - 트위터에 로그인하면 등장하는 화면 (=트위터 홈)
; 사람들의 글이 시간순으로 배열(최근의 글이 최 상단에 위치)되기 때문에 '타임라인'이라고 한다네요.

⊙following -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 수
⊙followers - 자신을 팔로우하는 사람 수
⊙tweets - 자신의 글 수


추천(twtkr.com) = Retweet(twitter.com)

추천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메타블로그 등에서 '추천'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하는 메뉴입니다.

바로 위 이미지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입질의추억님의 멘션(말/메시지)입니다. twtkr.com에서 구현된 모습인데요, 요것이 twitter.com으로 가면 살짝 다릅니다.


제가 빨간펜으로 긋지 않아도, 알아서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믿쑴니다. ^-^
별표는 공통으로 '즐겨찾기' 기능이구요, 구부러진 화살표(↖)나 Reply는 '답장'기능입니다. 해당 글에 대한 '답변'을 쓸 때 사용하는 것이지요.

RT : 다른 사람이 쓴 글에 의견을 첨부한 리트윗 기능
; 말이 좀 어렵죠? RT는 '전체답장'을 할 때 사용하는 메뉴로, 나를 팔로잉한 모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날리는 기능을 합니다. 보통은 '널~리 알려야 하는 정보'가 있을 때, '이벤트 홍보' 등에 사용됩니다.

블록(Block) : 트위터는 싸이월드의 일촌 기능과 달리 누군가가 팔로잉(친구등록)을 하면 무조건 팔로잉 신청자의 글을 봐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스팸이나 싫은 사람도 있잖아요? 이런 사람들의 글을 안 보이게(안 뜨게) 할 때, Block을 사용하지요. (p.88페이지를 보시면, 내 글을 안 보이게_상대방이 못 보도록_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햄톨대장군님 트위터예요.. block하고 싶은 트윗이 있다면(물론 햄톨님은 블록할리가 없잖아용!! ^^;;;) 해당 아이디를 클릭하여, 우측 끝에 톱니바퀴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세 가지 메뉴가 나와요.. 필요한 메뉴(?)를 사용하시면 되겠죠?!

⊙해시태그(#) : 블로그의 '태그'와 비슷한 개념으로 같은 관심사에 대한 주제어를 지정하여 사용하는 것(p.90) ; "#주제어"를 입력창에 입력하시면 주제어로 검색이 된다는 겁니다.

<오리지널 twitter.com 페이지>


※트위터의 팔로우 제한(p.97)

트위터 글 개수 제한(2010년 3월 현재)
  • 하루 1,000개의 트위터 글(웹, 휴대폰 웹, 휴대폰, 응용 프로그램 모두 합한 수치)
  • 하루 250개의 쪽지(귓속말: DM, Direct Message)
  • 1시간에 150개의 API 요청(응용 프로그램에만 해당)

cf. 참고로 '쪽지(DM)'는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메뉴입니다. 트위터는 글을 올리면 팔로잉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글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니까요,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진 않고, 한 사람에게만 메시지를 남기고 싶을 때 사용하는 메뉴로, '서로' 팔로우한 상태에만 가능한 기능입니다.

아, 가장 결정적인 것을 얘기 안했네요...
리플라이(Reply) 를 이용하지 않고, 해당 ID 이용자에게 직접적으로 멘션을 날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정~말 트위터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알려드립니다.

@ID 

하시면 됩니다. ^-^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giznote 블라블라 라디오(=하고 싶은 말)

하시면 되죠!

이정도면 트위터를 '최소한'으로 이용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일반 인터넷 프로그램을 이용해 트윗을 했었는데요, 책을 보니 PC용 트위터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한 번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뭐, 이렇게까지 글을 길~게 썼습니다만, 알려진 바와 같이(?) 전,, 아직도 완벽하게(?) 트윗 초보예요...
그나마 요즘 야밤과 새벽 사이에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어, 트윗질이 낯설지 않은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게다가 전,, 어제 처음으로 종신님의 리플라이를 받았다는 고예요.. 꺄아~~~ (RT구나. ㅡㅡ;;)


위 멘션은,, '이끼' 시사회 갔다 오신 종신님의 멘션... 꺄아~~ 

암튼, 이상!! 트위터 무작정 따라해 본(?) 사라뽀의 트위터 입문기였습니다. ^-^
@giznote 무작정 팔로우해주세요. ^-^




사람이 무엇인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처절하리 만큼 진한 사랑일 경우에는 '좋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상식적인 논리를 멀리 초월하게 마련이다.

불구의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사랑을 상상해 봐라.

 

그리고 나는 무엇인가가 '좋기' 때문에 사랑하겠다는 식의 논리를 넘어서 알고 싶었다.

이를 악물고 '진정한 한국인'이 되고 싶었고,

나의 골수 깊이 박힌 '일본'을 알코올로라도 씻어 내고 싶어 했던

그런 고집스럽고 고통스러웠던 발버둥질의 시간이 흘러간 시점에서,

나는 어느새 일본보다 각박하고 더럽고 야비했던 나의 조국을

미치게 사랑하기 시작하고 있었고,

일본인 친구들처럼 '착하고 성실하고 소박하고'

한마디로 선량하지 못했던,

아픔과 슬픔과 괴로움 범벅이 되어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내가 뜨거운 애정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나의 내부에서 '일본'은 멀어져 갔고

나는 일본인들을 내가 너희들을 언제 봤냐는 듯,

진짜로 '외국인'을 보듯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 / 서준식 / 노사과연 / 2008

 


  

'I was born'이라고 하지요. 왜 태어났을까? 내가 이 세상에 왜 나왔을까? 아무도 설명 못 해요. 그런데 쉽게 말하면 부모의 본능 때문입니다.  부모의 본능, 솔직히 얘기하면 부모의 욕망 때문이지요. 물론 도덕적으로 나쁜 일이 아닙니다. 남자가 여자, 여자가 남자를 이성으로 좋아하고 성행위를 하고 아기 낳는 것은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그것 때문이다 하면 그 결과가 너무나 무겁지요. 그래도 부모의 본성, 부모의 본능, 인간의 욕망 때문에  우리가 이 세상에 나왔다, 저는 이것이 사실이라고 봐요.

 

아버지하고 어머니가 서로 원해서, 서로라기보다 그때는 여성이 억압받는 존재였지요. 여성에게는 자기 선택권이 없으니까, 싫더라도 거절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억압의 결과로 내가 이 세상에 나왔다, 그것을 우리가 바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주보기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미화하면 안 된다, 미사여구로 덮으면 안 된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이것은 부조리지요? 자기 뜻도 아니고, 누군가의 선택권을 억압하기까지 하면서 이 세상에 나왔는데 그래도 이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까? 본능으로 살고 싶습니까? 그렇게 살아 있어서 그렇게 즐겁고 그렇게 행복합니까? 너무 비극적으로 얘기하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정직하게 보면 그렇게 태어나서, 살아서 너무 좋았다, 행복하다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은 사람밖에 그런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더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아프리카에서 지금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태어나서 좋았다. 행복했다. 그래도 감사해라." 말 할 수 있을까요? 이라크나 파키스탄에서 전쟁 때문에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너는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어떤 신이나 조물주에게, 아니면 부모님에게 감사해라."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국가, 국민, 고향, 죽음, 희망, 예술에 대한 서경식의 이야기 / 서경식 / 철수와영희 / 2009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전에 없이 몰입이 잘 되는 글이었고, 그래서 읽는 내내 불안했다. 


슬펐다.


글을 읽으며, 자꾸자꾸, 사람들의 얼굴이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 까지도 물방울 속 흐릿한 형체로까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살아 있다는 것이 가장 수치스러울 때, 살아 있다는 것이, 그 어떤 것 보다도 치열한 투쟁이 될 때, 살아 있다는 것이, 더 없이 고통스러울 때, 사람들은 생의 끝으로, 달려간다.  요즘엔 그들의 이름이, 자주, 신문지면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잠든 사자의 숨소리처럼  거칠고, 불안하다. 무언가가 깨어날 것만 같아, 움츠려들게 한다.

 

물론 이 책은, 인권에 대한 책이다. 어쩌면 이 짧은 몇개 문단만으로는 크게 '오독'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자살을 옹호하고, 부추기는 것 같은 인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서경식씨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게 아니다, 나는 다만 그의 시원시원한 문체를 통해서, 더욱 확실하게 자각되는 '인간'의 본능,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 가련했을 뿐이다. 너무 이해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때가 있다. 아무리, 내가 사랑하더라도, 그 사람이 떠날 시간을, 정할 수 없다. 그가 떠나야만 할 때는, 그저 보내줘야만 하는 것.

 

사람들로하여금 세상을 등지게 하는, 이 폭력적인 사회가 이 나라 한국이, 아직도 나의 한국이며, 아직도 내가 사랑하고 싶은 한국이라는 것이 가슴 저린 날이다.


2010. 4. 1. naver giznote



ps.

결국은 살아라, 살아라, 라고 하는 말조차 제도를, 이 사회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목소리임을 알기 때문에 그래도 살아라, 라고 하는 글들을 읽으면 차마 뭐라 말 할 수가 없습니다만 제가 갖고 있는 사랑과 자살의 의미는 서경식님의 책 내용과 같습니다.


어제 '폭력'이란 책을 읽었는데요, 우리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어떤 사람도 고통받는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가 없습니다. '폭력'이란 책에도 그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폭력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되는 거라고요.


아마도, 긍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래도 살만하다고 믿는 사람들 중에는 자살을 부정하고 싶고, 그래서 자살한 사람들을 무책임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절망의 끝을 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는 영화(레볼루셔너리 로드) 대사처럼, 아무도 쉽게 자살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죽은 자들의 책임 문제를 들먹일 시간에, 그들의 고통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 땅에, 고통으로 스러지는 사람들은, 고통으로 인해 사랑하던 사람들과 이별하는 사람들은 없어질 거라고 믿어요. 


이별하지 않게, 세상이 더 예뻐졌으면 좋겠습니다.




ps2. 이 글은 재발행되었습니다.

디아스포라 기행 - 10점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돌베개

제가 여러 번 언급했던 책이 있죠? 서경식씨의 강연록으로 인권에 대한 여러 가지 주제를 담고 있는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라는 책이요, 많은 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던 서경식씨의 책을 읽고, 이 분 책을 다 읽어보리라 다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는데요,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리뷰를 올려볼 참으로 책을 다시 빌리러 갔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기에 망설임없이 읽어재꼈죠.

서경식씨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2세입니다. 그는 51년생으로 그의 두 형은  정치범(사상범)으로 오랫동안 옥살을 하였고 80년대말에서 90년대 초 석방되었습니다. 서경식씨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으로써의 '복잡한 삶'과 한국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 정치가 어떻게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을 타자화시키는지에 대한 뼈아픈 체험을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선은 타자로써의 시선입니다. (그래서 책의 소제목도 '추방당한 자의 시선'입니다.)
사실상 어떤 의미에선,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란 책과 내용면에서(혹은 주제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만은, 좀 더 깊이 있는 '슬픔'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재일한국인이라는 한 무리의(?) 디아스포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펼쳐져 있는 식민주의의 역사와 디아스포라적 삶의 궤적을 '추방당한 자의 시선'으로 되짚어 보며, 힘으로 씌여진 역사의 활자 아래 깊이 숨겨졌던 '타자들'의 삶의 낱낱을 보여줌으로써 거시적이며/차가운 시선으로만 접하던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게 해 주는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서경식씨는 '나의 서양미술 순례'란 책으로도 유명하신 분인데요, 이 책 '디아스포라 기행'은 서경식씨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현대미술을 포함해 전 세계의 디아스포라 예술가들의 미술, 음악 등 예술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디아스포라적 삶의 의미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분이 한 얘기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다, 곁가지에 불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차근차근, 시간이 날 때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할 때, 안 그런 척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사실, 이 책은 생각보다 너무나 슬픈 책이었습니다. 왜 그가 '죽음'과 '자살'에 관대(?)할수밖에 없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에서 그는 '자살자'의 편에서 그들의 슬픔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단 생각이 듭니다. 재일조선인으로써의 힘겨운 삶을 살던 그의 벗들 중, 많은 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기억과, 자신의 형들이 단식투쟁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었다는 기억은, 그로하여금 '자살'을 결코 부정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인들이 드라마나 소설 등을 통해 자주 묻는 것이 '정체성'입니다. (사실, 일본인에게도 '정체성'은 난감한 문제이죠. 그들은 제국주의 일본을 부정해야만 하는데, 자기 나라를 부정하기가 쉽지는 않은 거죠.) 재일조선인의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일본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배척당한 그들의 '공중에 매달린 삶', '핏줄'로 상징되는 '민족의 뿌리'를 부정할 수도, 삶의 터전인 '일본'이란 나라를 부정할 수도 없는 삶을, 내 나라, 내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전, 저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할까?' 우리가 그들의 기억을 공유한다면, 공유할 수 있다면 과연, 우리는 '고통'을 연대할 수 있게 되는 걸까요?

요즘 '정대세' 때문에 재일조선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곧, 잊혀지겠죠. 그들은 여전히 그들의 삶을 살겠고, 우리는 TV에서 어쩌다 정대세와 같은 '성공한 재일조선인'을 볼 때에만, 재일조선인의 슬픔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세계에 뻗어 나가 있는,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부르려고 하는, 부르고 싶어하는 그 모든 사람들을 '내 형제', '내 이웃'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최소한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지요. 그리고 늘, 우리가 공통의 역사의 흐름 위에서 동지로써 살아가고 있음을, '행동'으로써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사실은, 김연수의 단편소설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을 닮듯'(김연수 단편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 수록)이란 글을 함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광주 이후의 한 가족의 삶을 다룬 단편인데요, 광주출신으로 부산에 가서 살게 된 가족들의 이야기가 '지역감정'과 '광주'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합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도, 일종의 이민자이죠. 물론 어떻게 서경식씨의 삶에 비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우리도 어느 순간에는 타자라는 사실을 기억할 때, 누군가를 타자화시키는 어리석음은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아, 이쯤에서 줄입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는,, 내내,, 광주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전라남도에는 가 본적이 있는데 광주에 내려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광주.. 그곳은 그냥 '도시'이기엔 너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곳 같아요.



ps.디아스포라라는 말은 '팔레스타인' 바깥에 살면서 문화를 지켜 나가는 유대인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이후 '고국을 떠난 사람들', '이민자' 등을 의미하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러브 & 팝 - 6점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태동출판사
- 이야기(전체줄거리: 스포 다량 함유)
요시다 히로미에게는 노다 치사, 다카모리 치에코, 요코이 나오라는 친구가 있다. 그들은 모두 절친한 친구 사이로 이제 16살이 된 고등학교 여학생들이다. 그리고 원조교제 경험이 다들 있고 더러는 갈 때까지 간(?) 친구도 있다. 히로미 역시 몇 번 원조 교제를 하긴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가서 남자와 식사를 같이 하는 정도로 가벼운 수준이었다.
고교 2년째의 여름방학, 히로미는 고등학교 생활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즐기위해 (고3이 되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바다에 놀러가기로 하고 쇼핑(수영복을 사기 위해)을 한다. 수영복을 사고 난 후, 히로미는 코코야마오까에서 본 임페리얼 토파즈라는 이름의 반지를 본 순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는, 반드시 사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친구들은 이런 히로미를 도와 줄 생각으로 어떤 아저씨와 노래방에 가게 되는데(가케가와씨, 포도를 씹었다 뱉어 놓으라고 한) 그 일로 번 13만엔을 히로미는 받지 않기로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자기 힘으로 그 반지를 사고 싶다는 생각에 사서함에 메시지를 남긴 두 남자에게 연락을 하고 찾아간다.
그 첫번째 남자는 우에하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로 자동차 정비공이고 퉤퉤! 하는 버릇이 있으며 몸에서는 지독한 악취까지 풍기지만 나쁘지는 않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남자는 캡틴EO라는 자로 화즈볼이란 인형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버릇이 있었지만 남자 친구인 다카미 고이치에 비하면 100배나 잘 생기고 멋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갑작스럽게 샤워실로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며 히로미를 위협했고, 히로미는 캡틴EO의 관용(?)으로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그 후 임페리얼 토파즈를 살 수 있으리란 기대는 산산조각 나버렸지만 여전히(집에 와서도)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꿈을 꾼다. 냉장고 속에 몇 마리의 개들이 얼어붙어 있고 그 중 한 마리의 개가 히로미의 품에 안겨 물기를 녹아내리고 있다. end.


하지만 자기한테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친구들과 떠들기란 어려운 일이다.
뭔가 부족하다는 자기 자신만의 생각은 그 사람을 고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p. 164 (무라카미 류, 김지룡 역, 동방미디어, 1999)


- 감상
캡틴EO는 벌거벗은 히로미에게 이렇게 소리친다.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구. 이름도 모르는 남자 앞에서 알몸으로 설치면 안 돼!
네가 이러는 줄 알면, 엄청나게 싫어할 사람이 있다구. 누구한테나 꼭 있어."
그가 꼭 히로미를 거절해서 이런 말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는 백수이고, 분명 이런 식으로 여자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곤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정말 슬픈 사랑의 기억이 있어서,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런 싸이코같은 짓을 해대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도야 어쨌든 그 말은 분명히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방법을 미처 깨닫지 못한 10대의, 혹은 그 이상의 젊은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조언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히로미가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말이기도 하다.
수없이 떠들어대기만 할뿐, 왜 그래야 하는지 가르쳐줄 수 없었던 기성세대로부터 반드시 들어야만 했던 말을 캡틴EO가 해 준 거다.

하지만 여전히 이 소설을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알 수가 없다. 
화즈의 본명 '러브 앤 팝'의 의미와 '시벨의 일요일'이란 비디오. 뭘까?
그리고 꿈의 의미는?

2002. 4. 1.



ps.
TTB로 올린 '이미지'의 책은 2010년에 나온 책입니다.
제가 읽은 책은 '동방미디어'에서 1999년에 나온 제1판/제1쇄본이므로 페이지는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품절인 관계로!!!)
번역자도 제가 읽은 판본의 책은 '김지룡'씨가 번역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지룡씨- 문화평론가로 활동하시던 분이구요.
이분 유명세 때문에 '구닥다리 일본어는 가라'를 사서 보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 책도 어느 정도는 구닥다리 같다는!!
'시나리오' 형식으로 구성되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었지만,
양적으로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일본어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일본 드라마' '쇼프로'를 주구장창 보고
다락원에서 나오는 '다락원 사다리 일본어' 시리즈를 독파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 것 같아요...

이건 뭐, 무라카미 류 소설 소개하면서 
일본어 공부 얘기 하고 있으니...
이러니 제가, '횡설수설'한다는 '댓글'이나 품고 살지요.. ㅡㅡ;;;
네.. 저 이런 사람이예요. ㅠ.ㅠ

ps2.
지금 생각해 보면, 무라카미 류란 사람도, 참 '어른'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이 분 소설 중에 '인 더 미소 수프'란 소설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거기서 보면, 일본에 대해선 손톱의 때만큼도 모르는 호스티스를 경멸하는 내용의 글이 나옵니다.
무라카미 류, 라고 하면 웬지 SM 이란 단어부터 떠오릅니다만은, 성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보수적인 인물이 아닌가, 란 생각도 들구요. 그 보수란 것은 부정적인 의미의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의 보수입니다만은,, 상당히 어른스러운 말을 하던 작가였던 것 같습니다. 이 소설만 해도 그렇죠. '너 몸 함부로 굴리지 마. 언젠가 큰 코 다친다.' 뭐 이런 말 같습니다. ㅋㅋ 하지만, '그런 과거를 싫어할 사람'을 만날까봐 몸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건, 좀, 이상한 말 같습니다. 
But, 과연 우린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요?!  반지 하나 때문에 몸을 파는 아이 앞에서 말입니다.

제가 무라카미 류를 좋아한다고 하니, 같은 과 다니던 오빠가 하나무라 만게츠의 '게르마늄의 밤'이란 소설을 소개해 줬어요. 그래서 읽었었는데, 상당히 더티한 느낌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문득, 그 소설을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어쩌면 그 오빠 말처럼 무라카미 류의 소설보다 제가 공감할 부분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옛날에 썼던 독후감(?)을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요즘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이벤트를 합니다. 
'알코올'이 들어가는 사랑시 공모전인데요, 당선자에게는 초현실주의 시인의 책을 주는 모양입니다. 갖고 있는 초현실주의 시집은 없지만, 한 때 초현실주의 시를 쓴답시고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을 결합시키며 놀곤 했었던... 기억도 나고, 책도 탐이 나서 詩를 끄적여 보고 있답니다. 
좋은 시에 대한 기준이 말도 못하게 높아진 까닭인지, 그저 실력이 떨어졌을 뿐인 건지, 뭘 써도, 유치해 보이고 낯뜨겁기만 한 문장들입니다만, 내 문장들을 들판에 개 풀어 놓듯 놓아둘 수 있어 숨통이 트이는 느낌입니다...

(옛다 놀아라... 나랏말사미뒹국에달아달아~~)

이 시대의 사랑 - 8점
최승자 지음/문학과지성사

그런데 '알코올'이란 단어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하니, 자꾸만 최승자의 時가 생각이 나서, 최승자의 시집 '이 시대의 사랑'을 펼쳐 읽었습니다.


그녀의 절망과 고독을 사랑한다고 하면, 잔인할까요? 
그러나 그녀의 아름다움은, 너무 어두워 그녀의 그림자마저 밝게 보이게 하는, 그녀의 시 풍경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감정의 보폭이 크기 때문에 더욱 크게 아프고, 슬퍼하며, 고독하고 또,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그녀, 절망도 가열찰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가열찬 슬픔과 고독을, 감정의 보폭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애무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녀가 남긴 발자국에 내 발을 가져다 대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제, 이 책을 펼쳐 가만히 발을 갖다 대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시집의 낱장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아, 이토록 깊은 슬픔이 그리웠던 거구나."하고 새삼 생각했습니다. 2001년에 나온 27쇄본인데도 타자기로 쳐낸 것 같은 투박한 활자는 여전해, 추억을 자극합니다. 꾹꾹 눌러 쓴 연애편지 같은 그녀의 시들, 활자 모양으로 움푹 파인 종이의 결마저 사랑스러운 시집입니다.

조금은 격해 보이는 표현들에 당황하실, 소박하며 가슴 여린 분들에겐 모르겠습니다만은, 뜨거운 사랑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녀의 칠흙같이 붉은 문장들에 매혹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1. 최승자의 시 "네게로" 출처: "이 시대의 사랑"(최승자, 문학과지성사,1981) p.17

2. 열린책들 이벤트 페이지 ↙
기욤 아폴리네르의 첫 시집 '알코올'출간 기념, 창작시 공모전 개최!
http://v.daum.net/link/7671034
운하의 소녀 - 8점
티에리 르냉 지음, 조현실 옮김/비룡소

얼마전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장애아동을 같은 학교 남학생들이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겨줬는데요, 더욱 충격적인 건 울산시 교육청 측에서 이 사실에 대해 무감하게 반응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모르는 일이다, 바쁘다, 이러면서 말이죠.
어쩔 수 없이, 영화 '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이 먼 곳에까지도 전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마도, 그 아이가 지적장애(3급)이기 때문에 고통이 없을 거라는 식으로 생각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교육청에서도 그딴식으로 반응했을지 모르구요. 하지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고통받는 건 피해 당사자만이 아니라는 것, 피해자 자신, 피해자 가족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을 겪은 모든 이가 두 배, 세 배 아파한다는 것을, 다들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끔찍한 폭행을 당하면, 아무 것도 모르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어른들은, 어린 아이도 나중엔 어른이 된다는 것과, 어른이 되어갈수록 고통과 상처는 자기 키만큼, 자기 나이만큼 더욱 크게 성장해 간다는 것을 모르는가 봅니다. 타인의 슬픔을 못 읽는다는 점에서는, 울산시 교육청 공무원들도 사이코패스나 다름 없다는 생각입니다.
사이코패스보다 못한 점은, 그들이 고등교육을 받은 고위공무원이란 점이겠죠. 지식을 시험지 기록용으로만 채득한 그들의 비인간적인 태도는 범죄자들의 태도만큼이나, 소름끼치는 모습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폭력 앞에서보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더 큰 고통을 느낍니다. 폭력의 의미가 주윗사람들의 태도를 통해 증폭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니 울산 교육청 공무원들은 어떤 의미에서 제2의 가해자입니다. 더 큰 슬픔과, 고통을 준 가해자 말입니다.

우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그 목소리, 뉴스헤드라인의 자극적인 활자가 아닌, 울음을 참으며 말하는 고통 섞인 목소리가 이 동화 안에 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아이의 일상과 그녀를 지켜보는 관심어린 선생님의 시선을 통해 '아동 성폭력'이란 문제를 깊이 있게 끌고 갑니다.
아이가 그 일을 당했을 때는, 동네의 운하가 얼어버렸을 때입니다. 깡깡 얼어 배가 떠날 수 없는 곳, 얼어버린 운하는 사라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얼음 안에 갇혀버린 그녀의 마음! 사실을 말할 수 없는 사라의 고통과, 아무 것도 모른 채 일상적으로 대하는 부모님의 태도가 대비되면서, 사라의 슬픔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부모님이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도, 무관심해 보이고 무관심은 학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죠. 아이는 날마다 더욱 더 상처받습니다.  
폭행의 상처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아이는 고통받아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을 학대한 미술선생님에게 조금쯤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자책감을 주고 '범죄'가 자기때문에 일어났다는 뼈아픈 인식을 심어줍니다. 누군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줄 때까지, 그녀는 이런 인식을 가슴 깊이 묻어두고 살아야 하죠.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라고 되뇌이면서 말입니다. 

이런 이중적인 고통까지, 남김없이 서술해 내는 티에리 르냉의 동화 '운하의 소녀'는 어린이/청소년도서를 출간하는 '비룡소'에서 나왔는데요,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주인공이지만, 문장은 상당히 추상적이며 어린이가 대하기엔 다소 어려워보이는 한자어도 나옵니다. 그런데도 전, 이 동화가 좀 더 쉽게 번역되어서, 좀 더 어린 아이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보기엔 이 동화는 중학생이 읽기에도 너무 무겁고 추상적인 단어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문장을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서 읽기에 수월할 수도, 어려울 수도 있는 건데, 좀 어렵게 씌어진 것 같아 아쉬운 책입니다. 물론 어른들이 읽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어른들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래서 소개를 해 봤습니다. 


제가 '폭력'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그 반대급부랄 수 있는 '공포'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아, 공포영화에는 관심이 없어요. ㅡㅡ;;) 그런데 이런, '성폭력'을 다룬 미디어 컨텐츠들을 보면, 상당히 남성적 시선에서 다뤄지고 있는 걸 보게 됩니다. '그 상황'을 너무 섹슈얼하게 다룬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전 제대로 된 성폭력 이미지라면 일본영화 "개 달리다"의 장면 같아야 한다고 봐요. 그 영화에선 치 떨리는 폭력으로 그려지죠. 절대로 미화되어선 안 되는 장면인데, AV도 아닌 멀쩡한 영화에서 그런 장면들을 보게 되면, 저 자신이 유린당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시선들, 분명히 폭력적인 장면인데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며 보게 된 '무감각증'이 폭력사건을 더욱 많이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깐요, 영화에 폭력장면이 많이 묘사되어서, 폭력이 모방되고 재생산된다는 얘기가 아니라요, 영화가 폭력을  '미화시켜' 그리기 때문에 폭력이 재생산된다는 얘깁니다.
(그런 점에서 전,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를 좋아해요.. 한때 홍콩영화의 영향으로 많은 조폭 영화들이 '효과음'과 '헐리웃액션'으로 만들어졌던 적이 있었는데, '초록물고기'는 그런 조폭 영화들이 보여주고 있는 미화된 폭력을 지워버리고, 진짜 폭력의 문제에 대해 천착하는 영화였다고...네 남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더라구요. ㅋㅋㅋ)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이런 동화가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정말 별로 없었어요.. 제가 이제껏 소개해드렸던 동화들은(하나밖에 안 했군요.ㅋ), 사실 학교 다닐때 교수님이 추천해주셨거나 수업자료로 쓰던 거였다는 사실을 실토하며.. 끄응!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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